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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령견의 약물 대사 특성: 간·신장 기능 저하에 따른 약물 감수성 변화

노령견은 생리학적 노화로 인해 간과 신장의 대사·배설 능력이 저하되며, 이는 약물의 체내 체류 시간을 길게 만든다. 간세포의 효소 활성도가 떨어지면 약물이 분해되지 못하고 혈중 농도가 과도하게 유지될 수 있으며, 신장 사구체 여과율(GFR) 저하는 약물의 배설 지연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표준 용량의 약물을 투여하더라도 **약물 중독(Toxicity)**이나 부작용 발생률이 크게 증가한다. 또한 노령견은 체내 수분량이 감소하고 지방 비율이 증가하여, 약물의 분포용적이 변화하기 때문에 지용성 약물의 체내 축적 위험이 높다. 예를 들어 소염제(NSAIDs), 스테로이드, 항생제 등은 장기 기능 저하 상태에서 부작용을 일으키기 쉬운 대표적 약물군이다.
따라서 노령견에게 약물을 처방할 때는 체중, 간·신장 수치, 근육량, 체수분 비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필요 시 혈액 검사와 간기능 수치를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약물의 반감기 변화와 대사 효율을 평가하여 용량을 조정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투약 관리의 핵심이다.

 

노령견 약물 복용 시 식이·운동 조절 체크리스트

2. 약물 복용 중 식이 조절의 원칙: 단백질, 염분, 수분 균형 유지

약물 복용 중 식이 조절은 단순한 영양 보조 차원을 넘어 약물 효과의 안정성과 장기 보호를 위한 필수적 단계이다. 특히 간 대사형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고단백 식단은 간세포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간질환이 있는 경우 과도한 단백질 섭취는 암모니아 축적을 유발할 수 있다. 반대로 신장 대사형 약물을 투여받는 반려견은 저단백·저인·저염식으로 전환해야 신장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식단 내 염분이 높으면 혈압 상승과 체액 저류를 유발하여 약물의 약동학(Pharmacokinetics)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수분 섭취량은 약물의 혈중 농도 안정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약물 대사 부산물을 원활히 배출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분 섭취(체중 1kg당 50~60ml/일)**가 필요하다. 노령견이 물을 잘 마시지 않는 경우 습식사료나 저나트륨 육수 형태로 수분 보충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약물 복용 중 식이는 **약물-영양 상호작용(Nutrient-Drug Interaction)**을 최소화하고, 장기적 대사 부담을 완화하는 맞춤형 관리가 되어야 한다.

 

3. 약물 종류별 식이 주의사항: 약물 흡수율과 대사 효율 고려

노령견의 약물 복용 시에는 약물 종류에 따라 섭취 시점과 식사 형태를 조정해야 한다. 지용성 약물(예: 오메가-3 보조제, 일부 항생제)은 지방이 포함된 식사 후에 투여해야 흡수율이 높아진다. 반면 위산 자극을 유발할 수 있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나 스테로이드 제제는 식사 직후 또는 위 보호제와 함께 투여해야 위점막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갑상선 기능 저하 치료제(레보티록신)는 공복 상태에서 투여해야 흡수가 원활하며, 철분 또는 칼슘이 포함된 사료와 동시에 급여할 경우 약효가 감소할 수 있다. 이뇨제(푸로세미드 등)는 수분 손실을 증가시키므로, 복용 중에는 체내 수분 균형 유지와 전해질 보충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항경련제나 심장약처럼 장기 복용이 필요한 약물은 혈중 약물 농도 변동이 치료 효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투약 시간과 식사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러한 세밀한 식이 관리가 노령견의 약물 반응 안정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이다.

 

4. 약물 복용 시 운동 관리: 혈류 순환과 대사 효율 개선

노령견의 운동은 약물 대사 효율을 높이는 중요한 보조 요인이다. 규칙적인 운동은 간 혈류량을 증가시켜 약물 분해 효율을 높이고, 신장의 사구체 여과율을 개선하여 배설 속도를 높인다. 그러나 과도한 운동은 피로물질 축적과 근육 손상을 초래해 오히려 대사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약물 복용 중에는 **저강도 유산소 운동(짧은 산책, 가벼운 스트레칭)**을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이 적절하다. 하루 20~30분 정도의 규칙적인 활동은 혈당과 인슐린 민감도를 개선하여 약물의 체내 활용도를 높인다. 특히 이뇨제나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경우 운동 중 탈수 예방이 필수적이다. 운동 후에는 충분한 수분 보충과 휴식 시간을 확보해야 하며, 피로 신호(호흡 곤란, 보행 불안정)가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운동량은 약물 대사에 영향을 주는 만큼, 보호자는 수의사와 협의하여 투약 시기와 운동 루틴의 상호 최적화를 도모해야 한다. 이는 약물 효능 극대화와 부작용 최소화의 핵심 전략이다.

 

5. 약물 부작용 모니터링 체크리스트: 식욕, 체중, 배변 패턴 점검

노령견의 약물 반응은 개체마다 크게 다르기 때문에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이 필요하다. 약물 복용 후에는 식욕 변화, 체중 증감, 배변·배뇨 패턴, 활동성 저하, 구토·설사 여부를 매일 기록해야 한다. 특히 소염제 복용 중 위장 장애, 항생제 복용 후 장내 미생물 불균형, 스테로이드 복용 시 갈증·식욕 증가 등은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체중이 5% 이상 변하거나, 복용 3일 이내에 구토나 무기력이 지속된다면 즉시 수의사에게 보고해야 한다. 또한 피부 발진, 잇몸 출혈, 황달, 변색된 소변은 간독성 또는 신장 손상의 초기 징후일 수 있다. 약물 부작용을 조기에 감지하면 용량 조정이나 대체 치료가 가능하므로, 보호자의 세심한 관찰이 생명선을 결정한다. 기록된 데이터를 토대로 **약물 반응 일지(Medication Response Log)**를 작성하면 수의사가 치료 방향을 정밀하게 수정할 수 있다.

 

6. 통합 관리 가이드라인: 약물-식이-운동의 삼위일체적 조정

노령견의 건강 관리는 약물, 식이, 운동을 상호보완적으로 통합 조정하는 시스템적 접근이 요구된다. 약물 복용은 질환 치료의 핵심이지만, 식이 불균형이나 운동 부족이 병행되면 치료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따라서 보호자는 투약 스케줄을 중심으로 식사 시간, 운동 루틴, 수분 섭취, 수면 패턴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주 1회 이상 체중과 체형을 기록하고, 월 1회는 간·신장 수치를 점검하여 장기 대사 부담을 평가해야 한다. 약물 복용 기간 동안 **항산화 보조제(코엔자임 Q10, 비타민 E, 셀레늄)**를 병행하면 세포 손상 완화와 대사 안정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 또한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환경 조정(조용한 휴식 공간, 안정된 일상 루틴)도 약물 반응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결국 노령견의 약물 복용 관리란 단순히 약을 주는 행위가 아니라, 약물-영양-활동의 균형적 통합 관리 체계 구축이다. 이러한 다층적 접근은 치료 성공률을 높이고, 노령견의 남은 생애를 보다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유지하는 근본적 방법이다.